본문 바로가기

사진_Photo/사물

맥주 한잔


내가 술을 마시는 건
강태민
내가 술을 마시는 건
꼭 취하고 싶어 마시는 술 아니다.
허무한 세상 땀 흘려 얻은 울분을
허기진 뱃가죽 공복에 씻어내려고 마시는 술만도 아니다.

남자의 고독을 술 한잔에 섞었다 말하지 말아라.
나 홀로 술 잔 기울인다고 술꾼이라 말하지도 말아라.
내 빈 술잔에 아무도, 무엇 따르는 이 없는 걸 너희가 아느냐.

내가 말없이 술잔 비우는 건
윤회를 꿈꾸는 세월에 주먹을 치며 나를 달래는 일이다.
내 가슴 일부를 누구 스친바 없는 시간에 미리 섞는 일이다.
허기진 공복에 잔을 씻고 씻으며
미지의 시간을 위로해주려는 그런 마음이단 말이다.

'사진_Photo > 사물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편지를 기다리며  (0) 2012.01.27
Sunflower & Coffee (at coffeeprincekorea)  (0) 2011.12.17
도라지꽃  (0) 2011.08.15
안경  (0) 2011.07.25
이름 모를 꽃 - 아침고요수목원에서  (0) 2011.07.12